스토너: 50년 만에 재발견된 존 윌리엄스의 명작

 

스토너 이미지


제목: 스토너 (Stoner)

저자: 존 윌리엄스 (John Williams)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RHK)

출간일: 2015년 1월 2일 (한국어판)

원서 출간: 1965년 (미국)

번역: 김승욱

수상: 2013년 영국 워터스톤 '올해의 책' 선정

1965년 미국에서 출간된 후 한동안 잊혀졌던 소설 스토너가 반세기가 지난 후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베스트셀러로 부활했습니다. 작품이 발표된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50년이 지난 후 유럽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으며 새롭게 조명되었습니다. 조용하고 평범한 한 대학 교수의 일생을 그린 이 소설은 왜 독자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주는 것일까요?

작가 존 윌리엄스

1922년 텍사스 출생한 존 윌리엄스는 스토너의 주인공처럼 문학을 사랑했던 작가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 미 공군으로 참전한 후, 덴버 대학에서 학사와 석사를, 미주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덴버 대학으로 돌아와 30년 동안 문학과 문예 창작을 가르쳤습니다. 그는 네 권의 소설과 두 편의 시집을 남겼으며, 1994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윌리엄스가 자신의 작품 스토너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을 생전에 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작가 사후 20년이 지난 후에야 그의 작품은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이는 마치 소설 속 주인공 스토너의 삶을 닮아 있는 듯합니다.

스토너의 이야기

스토너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윌리엄 스토너의 일생을 담고 있습니다. 농업을 배우기 위해 미주리 대학에 입학한 그는 우연히 영문학에 매료되어 자신의 전공을 바꾸고, 평생을 학문의 길에 헌신하게 됩니다. 농사를 이어받기를 바랐던 부모님의 기대와 달리 학자의 길을 선택한 스토너는 대학 교수로서 평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소설은 스토너의 결혼, 불행한 가정생활, 학계에서의 갈등, 진정한 사랑과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담담하게 따라갑니다. 세상적 기준으로 보면 성공하지 못한 인생처럼 보이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충실했던 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묻게 합니다.

"그는 그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했고 그가 했던 일을 했다. 그가 책임이 있다고 느낀 일에 충실했다.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한 일생만 살았는데, 그가 그 일생을 귀중하게 여기지 않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50년 만에 재발견된 명작

스토너는 1965년 초판 2천 부가 발행된 후 판매가 저조해 이듬해 절판되었습니다. 그러나 문학을 사랑하는 일부 독자들과 학계에서는 꾸준히 이 작품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수십 년이 지난 후 뉴욕 북스 리뷰의 편집자 에드윈 프랭크가 이 책을 재발견하여 판권을 구입했고, '당신이 들어본 적 없는 최고의 소설'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50년 만에 베스트셀러로 부활했습니다.

2013년 영국 최대 체인 서점 워터스톤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유럽 전역에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공감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재평가의 이유

이 소설이 반세기가 지난 후 주목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화려한 이야기나 극적인 사건이 없지만, 스토너는 인생의 본질적인 부분을 건드리고 있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찾아 평생을 바치는 한 인간의 모습은 출세와 성공이 최우선가치가 된 현대 사회에서 오히려 더 큰 울림을 줍니다.

영국의 유명 작가 닉 혼비, 이언 매큐언, 줄리언 반스와 같은 작가들이 이 소설을 극찬했으며, 문학평론가 모리스 딕스타인은 "당신이 여태껏 들어본 적 없는 최고의 소설"이라고 평했습니다. 국내에서도 많은 작가와 독자들이 이 소설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스토너의 매력

1. 평범함 속의 위대함

스토너는 특별한 영웅이 아닙니다. 그는 전쟁에 나가지 않았고, 세상을 바꿀 큰 업적을 이루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자신이 사랑하는 문학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평범한 교수의 삶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그 '평범함'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지키며 묵묵히 한 길을 걸어간 그의 모습은 오히려 현대인들에게 특별한 위로가 됩니다.

2. 문학에 대한 사랑

스토너가 처음 문학에 눈을 뜨는 순간은 소설의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입니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들었을 때 느낀 그의 강렬한 감정과 자각은 많은 독자들이 문학을 처음 사랑하게 된 순간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소설은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특히 더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3. 삶의 어려움 속에서의 태도

스토너의 삶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불행한 결혼생활, 동료 교수와의 갈등, 사랑의 상실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는 자신의 길을 계속 걸어갔습니다. 결국 그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도 자신의 삶을 후회하지 않는 모습은 우리에게 삶의 자세에 대한 깊은 성찰을 가져다 줍니다.

"스토너는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여겼다. 그것은 그에게 일어났던 유일한 삶이었고, 그것은 거기에 있었으며, 그것으로 족했다."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들

1. 문학의 가치와 교육의 의미

스토너에게 문학은 단순한 직업이나 취미가 아니라 삶의 본질을 이해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문학을 가르치며 그 가치를 전달하고자 했으며, 교육자로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이 소설은 인문학의 가치와 교육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2. 개인의 선택과 책임

스토너는 자신의 삶에서 몇 번의 중요한 선택을 합니다. 농부가 되는 대신 학자의 길을 택하고, 전쟁에 참여하지 않으며, 불완전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등 그의 선택은 종종 주변 사람들의 기대와 다르지만, 그는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며 살아갑니다.

3. 사랑과 관계의 복잡성

스토너의 아내 이디스와의 불행한 결혼생활과 이후 만나게 되는 캐서린과의 진정한 사랑은 소설의 중요한 축을 이룹니다. 작가는 인간 관계의 복잡성과 사랑의 다양한 형태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4. 평범한 삶의 가치

결국 스토너는 평범한 한 인간의 삶이 지닌 존엄과 가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세상적 기준으로는 성공하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자신의 열정을 따라 살았던, 다시 말해 '자기다운 삶'을 살았던 스토너의 모습은 우리에게 진정한 성공과 행복이 무엇인지 되묻게 합니다.

독자들의 반응

이 소설을 읽은 독자들의 반응은 다양합니다. 많은 독자들이 스토너의 삶에 공감하고 감동을 받았지만, 어떤 이들은 그의 삶을 불행하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작가 윌리엄스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주인공이 불행했다는 독자들의 반응에 의아해했다고 합니다. 그에게 스토너는 진정한 영웅이었으며, 자신이 택한 길을 성실히 걸어간 사람이었습니다.

이처럼 스토너는 독자들에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성공적인 삶'의 기준은 무엇인지,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삶의 의미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결론: 왜 지금 스토너를 읽어야 하는가

성과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스토너는 우리에게 삶의 다른 측면을 보여줍니다. 화려한 성공이나 대단한 업적 없이도 자신의 열정을 따라 진실되게 살아간 한 인간의 모습은 우리에게 위로와 용기를 줍니다.

영국의 소설가 줄리언 반스는 이 소설을 "찬란하고, 가차없이 슬프며 또 아름답다"고 평했습니다. 또한 이언 매큐언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문학적인 깨달음을 얻은 순간을 떠올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세기 전에 쓰여졌지만 지금 다시 읽어도 전혀 색이 바래지 않은 스토너는 진정한 고전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자신의 의미를 찾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이 소설은 특별한 울림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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